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을 표현하는 단어로 세이브 포인트를 선택했다는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게임을 잘 하지 않아 게임 속 세이브포인트가 어떤 의미인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유독 선명도가 높은 것이라는 건 이 글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세이브포인트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글 속에선 어떤 순간이었을까?
바로 수능 전 날 야자를 하는 도중
건물 5층창 너머로 쏘아 올려지는 불꽃들에 시선을 빼앗기고 폭죽 소리에 모두가 창가에 몸을 기대던
누군가에게 그동안 살아온 인생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을 떠올리라고 한다면 거의 대부분 각자의 세이브 포인트들을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잘 기억하고 싶은 기억일 수도 있겠지만 희미한 기억들 속 가장 선명한 부분이 손을 들고 있을테니…. 그 선명한 기억이 행복한 기억이기만 하면 좋을테지만 때론, 부정적인 기억들이 오래 남기도 한다. 절대 잊고 싶은 기억일지라도 선명하게 남았다는 건 그만큼 스스로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일거라 생각된다. 부정적인 순간을 기억하기에 우리는 조금 더 긍정적인 삶을 지향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나의 세이브 포인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정말 그 ‘꿈과 같은 순간’ , ‘유독 선명도가 높은 순간’ 이 있었다. 바로 몇 시간 전 기억보다 훨씬 더 잘 묘사할 수 있는 그 순간. 그 선명도가 가끔은 내 현재를 괴롭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하기도 한다. 아무리 잊으려해도 잊을 수 없는, 잊으려할 수록 더 선명해지는 그 순간들. 몇몇 사람들은 과거는 다 잊고 현재와 미래를 위해 살아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선명한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거죠? 라고 묻고 싶다.
삶의 마지막 순간 떠오르는 나의 세이브포인트는 어떤 순간일까? 막 불편하지만은 않은 순간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