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우연히 살인마와 마주친 한 범인(凡人)의 불운한 저녁

평범한 사람이 살인마의 고백을 엿듣게 되었다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뭘까? 일단 들키지 않고 이 상황을 빠져나가야겠다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직업이 기자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기자인 호디는 단골 펍에서 시간을 떼우던 중, 우연히 두 남자가 주고받는 얘기를 엿듣게 된다. 들을수록 가관인 그 이야기는 작은 체구의 남자가 벌인 끔찍한 살인에 대한 고백이었다! 대박 날 기삿거리를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살인마가 칼을 꺼내 들며 자랑하는 순간 듣고 있던 주인공의 등에는 식은땀이 흐르는데……. 작품은 펍이라는 좁은 공간에 4명의 주인공만을 등장시켜 짤막하지만 꽉 찬 스릴러의 재미를 맛보여 준다. 결말이 모호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어 한 편의 짧은 연극을 보는 듯 더욱 극적인 재미가 있다. 과연 마지막 세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는 어디까지가 진실이었을까? 해석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 본다.

2019년 11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술집 옆자리 살인마의 고백을 엿듣게 된 기자의 운수 나쁜 저녁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저녁의 술가게. 주인 랜킨슨 씨와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의 단골인 ‘나’의 앞에 야릇한 긴장감을 주는 두 남자가 등장한다. 2미터가 넘게 큰 키에 위협적인 눈매를 한 남자와 작은 코에 왜소한 체격, 볼품없는 매부리코를 한 또 다른 남자. 랜킨슨 씨가 라디오에 집중하는 사이 나는 뭐라도 기사거리를 찾으려는 기자의 본능에 따라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는다. 누군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두 남자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것은 잭이라는 이름의 매부리코 남자가 벌인 끔찍한 납치 살인 게임에 관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 남자는 연신 잭을 향해 참신하다는 둥, 천재라는 둥 살인수법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다.

이제 평화로운 크리스마스 풍경은 사라지고, 기상천외한 살인 방식을 흥분해서 늘어놓는 변태 살인마와 그의 추종자(혹은 지인), 그리고 두 사람에게 자신이 이야기를 엿들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고 이곳을 빠져나가야 하는 주인공의 살벌한 상황이 펼쳐진다. 장소는 그저 좁고 낡은 펍에 등장인물은 네 명밖에 되지 않지만 상황이 주는 긴장감이 꽤 강렬한데, 그 긴장감이 해소되는 방식이 다소 급작스럽게 훅 치고 들어오는 점이 아쉽다. 기승전결 분배에 있어서 절정과 결말보다는 그 앞부분에 작가가 더 많이 공을 들인 느낌이 강한데, 소시민적 기질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주인공의 선택이 주는 유쾌함이 그 아쉬움을 상당히 보완해 준다. 어쨌거나 크리스마스를 앞둔 펍에서 살인마를 마주친 운 나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만나 보자. 이 단상에는 분명히 그 뒤에 일어났을 일들을 상상해 보게 되는 재미가 존재하므로.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