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둘째 주 편집부 추천작

인류의 천적 모기를 탐구하는 위트 있는 만담극

조용히 독서를 만끽하고 있던 ‘양(※주: 동물 아님)’은 무언가를 발견했다고 호들갑을 떨며 들러붙는 박사에게 이끌려 실험실로 향한다. 박사는 염색체를 조작한 1미터짜리 모기를 앞에 두고 ‘인류의 천적 모기는 왜 잡기 어려운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을 던진다. 다섯 시간의 연구 끝에 발견한 그것은 폐기된 두 가설을 결합하여 탄생시킨 세 번째 가설이었다.

<모기와 가설>은 모기를 둘러싼 두 연구자(혹은 박사와 조수?)의 짧은 해프닝을 그렸다. 등장인물이나 배경에 대한 별다른 묘사나 설명 없이 가볍고 경쾌한 톤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던지는 호시 신이치의 쇼트쇼트 작품을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그리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짜임새 있는 기승전결과 반전이 인상적이고, 착착 감기는 대사 역시 위트와 재미를 더한다. 막 나가는 박사와 시니컬한 양 콤비의 이야기가 더욱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