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어느 여름날, 캐리어를 끌고 한강 인근을 돌아 다니며 연을 파는 게 직업인 ‘나’는 누군가에게 1년 전부터 겪는 기묘한 경험을 털어놓는다. 연 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나서 어머니와 유난히 심하게 다투고 집을 뛰쳐나온 날, 나서 망연히 한강 둔치를 걷던 ‘나’의 머릿속에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기요? 누구 없소?’ 자기보다 네다섯 살 많다는 남자와 머릿속에서 대화를 나눌수록 ‘나’는 비슷한 생각을 지닌 그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게 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한강이란 공간을 배경으로 한 환상적인 단편 「얽힌 미아」에서 기묘한 목소리의 정체를 좇는 주인공의 독백은 현기증이 이는 듯한 몽롱하고 어지러운 감각에 휩싸이게 한다. 그럼에도 묘한 흡인력과 순간순간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인상적인 장면들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매력이 있으며, 결국 명확한 해답은 얻을 수 없으나 ‘나’의 휘몰아치는 내면의 심리가 그려지는 결말까지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