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온갖 사건에 휘말리는 그녀, 과연 운수대통 할 날 올 것인가

취준생 노수지는 도시 변두리의 다세대 주택 반지하로 이사를 온다. 취업해서 돈만 모으면 이 눅눅한 반지하를 떠나고 말리라 다짐하지만, 옷이 좋아서 선택한 패션 회사에서는 면접에서 그녀의 전공이 철학이라고 애매한 눈초리를 보내더니 불합격을 날린다. 쓰린 속을 부여잡고 간신히 편의점 알바를 구했건만 사장이 불온한 접촉을 일삼더니 만취 고객에게서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는 뜬금포 고백을 해 와 하루 만에 알바를 그만두게 되고, 1층에 사는 주인아주머니는 부침개까지 구워 와서 남자친구를 소개하겠다며 2층에 자취 중인 백수 아들을 은근슬쩍 홍보한다. 갑갑한 마음에 다 때려치우고 고향에 내려가 엄마랑 농사지으며 처녀 농부가 되어 볼까 싶던 상념도 잠시, 집 근처에서 5층 신혼부부의 남편이 웬 낯모를 여인과 껴안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그날 밤, 5층 아내가 투신자살을 한다. 하지만 다음 날 5층 남자의 팔뚝에서 불그스레한 손톱자국을 우연히 발견한 그녀는 싸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는데…….

치정살인, 마약, 스토커, 유괴 등 온갖 소동에 휘말리는 취준생 아가씨의 모험담을 그린 「운수대통」은 묘하게 매력적인 작품이다. 노수지가 들어간 다세대 주택은 범죄 빌라라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온갖 세입자들이 각종 사건들을 벌인다. 사건들은 다소 현실감 없이 느껴질 정도로 가볍게 다뤄지고, 또한 서술자의 어조가 차분하기 그지없기에 추리 스릴러의 긴박감은 사실상 느껴지지 않는다. 팍팍하고 갑갑할 상황들이 연달아 펼쳐지지만, 시종일관 초연하고 해탈한 태도로 쿨하게 사건의 해결에 단초를 제공하는 노수지라는 캐릭터로 인해 유머러스하게 다가온다. 꽃에 나비가 꼬이듯 온갖 범죄가 꼬이는 노수지 씨의 운명을 생각하면 ‘운수대통’이라는 제목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지만, 끝까지 읽다 보면 아하! 하고 납득하게 될 것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에 비해 사건의 논리나 전개가 부족한 감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보완하여 장편으로 발전시켜 보아도 좋겠다. 노수지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라면 많이 아쉬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