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교무실 옆 복도에 놓인 자판기에서 ‘솔의 눈’을 뽑아 마시려고 했던 석영이 자판기에 잡아먹힌다. 석영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나는 유령이 되어 나타난 석영을 보고 공포를 느끼지만, 자신의 성불을 도와달라는 석영의 부탁에 3학년의 유명한 예비 무당인 장하연을 찾아간다. 방과 후 학교 뒤 닭장 앞에서 만나자는 장하연은 무당 연기를 그럴싸하게 하는 사기꾼 같아 의심스럽지만 나에게는 별다른 수가 없는데….
「솔의 눈 뽑아 마시다 자판기에 잡아먹힌 소년 아직도 학교에 있다」는 식인 자판기를 소재로 한 공포 퇴마물이다. 학교를 배경으로 전형적인 구성을 전개해 나가지만, 빠른 호흡과 입체적인 인물로 결말까지 단숨에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별한 반전은 없지만 유쾌한 분위기로 캐릭터와 다양한 소재를 구축하는 재미가 있어 연작을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