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차 편집부 추천작

글을 읽는 모든 이에게 바치는 기묘한 이야기

‘내 머릿속의 목소리를 내는 그놈’이라는 소재와 편지 형식이라는 전개 스타일의 매칭이 몹시 훌륭한(편지니까, 저절로 누군가의 음성으로 읽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 작품은, “과연 당신의 머릿속에서 지금 당신이 눈으로 보고 있는 이 글을 읽어 주고 있는 ‘그놈’은 누구인가”라는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과연 이 이야기를 호러라고 봐야 할까. 작가의 코멘트에서처럼 이 글은 호러라기에는 미묘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 글은 이야기의 기승전결 자체에서 주는 오싹함이 아니라 이후에 독자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키워 나가는 부분에서 오싹함을 준다는 면에서 훌륭한 호러라고 할 만하다. 심지어 편집자는 수십 년간 자타공인 활자 중독으로 살아온 인생에서, 처음으로 머릿속의 ‘그놈’에 대해 자각했다! 시각에 지배당하는 인간의 특성으로 인해, 작가의 프로필 사진을 보며 글을 읽기 시작한 덕분으로 이 기묘한 편지를 귀여운 여자 아이가 읽어 주는 바람에 읽는 당장의 오싹함은 덜했다는 고백을 해 본다. 다른 분들은 어떨까? 궁금하다. 똑같은 글을 읽는 당신의 귀에는 어떤 목소리가 이 이야기를 읽어 주고 있는가? 지금 이 추천평을 읽고 있는 당신의 귀에는 어떤 목소리가 들리는가? 그것은 지금 당신이 상상하는 가상의 편집자의 목소리일까, 아니면 ‘그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