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이 돈으로 거래되는 세상, 판자촌에서 하루하루 빈곤에 허덕이던 사내는 보리의 싹을 틔우고 싶어 한줌 얻으러 간 곳에서 우연히도 비취 이파리를 함께 얻어온다. 언제나 그렇듯 보리는 싹을 틔우지 못했으나, 강렬한 마약 성분을 가진 비취는 그의 노력 끝에 열매를 맺었다. 그리고 그의 비취는 마약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어느 날 한 사내가 방문해 놀라운 조건을 제시하며 비취를 계속 만들어달라고 한다.
지난 6월 편집장의 시선에 선정된 작품으로서, 희망을 잃은 세상에서 한줌의 희망을 꿈꾸는 남자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담너머의 막연한 환상을 좇는 남자의 이야기는 우리네 이야기와 다르지 않아 저절로 응원하게 만든다. 흥미로운 세계관과 간결하지만 매력적인 문체를 가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