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소리 내어 발음하는 순간 모두들 풋 하고 웃고 마는 ‘포크포클로’라는 이름을 지닌 이가 있다. 그저 곱게 생긴 어린애처럼 보이지만 눈을 제외한 온몸을 천으로 감싼 모양새하며 몸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무시무시한 능력하며, 확실히 남들과는 다른 구석이 있다.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인지도 모르는 포크포클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한 것들이 나타나는 사막에서 뜻하지 않은 일에 점점 휘말리게 된다. 무심한 듯 정겹게 입에 착착 감기며 진행되는 문체와는 달리, 첫 번째 챕터의 주무대인 뒤스비르 신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꽤나 지독한 음모의 전조를 품고 있다.
위험이 닥쳤다 싶으면 기도밖에 할 줄 모르는 7년차 신관 수련관을 비롯해, 수염이 없으면 마술을 쓰지 못 하는 수염쟁이 마술사, 배신과 좀도둑질을 밥 먹듯이 일삼는 자칭 용병 등 황당무계한 조연들이 줄을 이으며 등장하는 좌충우돌 모험기는 어느 순간 포크포클로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여정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시크한 능력자 포크포클로와 어설픈 잔당들의 앞에는 또 어떤 위협과 음모가 도사리고 있을까? 읽다 보면 절로 소리 내어 웃게 되는 재기 넘치는 설정의 이면에는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가 다갈래로 직조되어 있으니, 이어지는 연재를 함께 즐겨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