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경성, 신문 연재소설 ‘경성 탐정 X’로 유명했던 추리 소설가 K는 사고로 배필을 잃고 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나 K는 얕은 생각으로 자살을 시도했다가 백두산에서 조난을 당하고 유품인 방울끈마저 잃어버린다. 다행히 백두산에서 늑대를 찾고 있던 사냥꾼 장 씨의 도움으로 K는 목숨을 건지지만, 마을로 향하던 하산길에 장씨가 경고했던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과 마주치게 된다.
경성과 백두산, 그리고 어느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1934년 봄, 기묘한 이야기」는 전형적인 기담의 구조를 한 공포 단편이다. 이야기는 예측한대로 흐르지만, 빠른 장면 전환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흡인력 있게 읽을 수 있다. 어설픈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불가해한 일들을 설명하기보다는 기이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켜 나가는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