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끄 강이 돌연 사라지고 강바닥은 10m가 넘는 거대한 지렁이인 샌드웜의 서식지가 된다. 깊이 15m, 폭 80m인 강 너머에 돈을 벌기 위해 떠난 아버지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펠가는 아버지를 찾으라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샌드웜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절벽으로 변한 강을 건널 방법을 찾아 헤맨다. 우연히 강 저편으로 건너갈 방법을 떠올린 펠가는 전 재산으로 구매한 검 하나로 계획에 착수한다.
서사가 매끄럽고 구조가 탄탄한 「너머」는 완성도가 높은 판타지 단편으로 기본에 충실하여 읽은 후 큰 만족감을 준다. 샌드웜이라는 초자연적인 존재의 등장은 일상을 단절시키고 공포를 유발하는 한편 주인공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동기가 된다. 변화된 현실을 수용하고 자신의 힘으로 난관을 헤쳐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서서히 고조된 긴장감이 후반에 폭발하는 전개는 흡인력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