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여유로운 호흡으로 빚어 내는 세공의 서사

인간의 땅 위에 하늘의 뜻으로 세워진 나라 천명국 수밀황국을 중심으로, 장대한 세계관을 짜임새 있게 이어 나가는 동양 판타지 「천명기」를 다시 보는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수밀황국의 신하국 서국 북방의 예주와 황국의 수도 천경 아사달을 배경으로 각각 다채로운 이야기가 전개되는 1장과 2장을 지나, 현재는 천명국 최대 축일인 춘분(春分)을 기점으로 촉발되기 시작한 개별의 사건들이 교차되는 3장의 연재가 한창이다. 거리만큼이나 관습과 문화 차이가 극명한 두 지역을 번갈아 다루는 전개 방식도 흥미롭지만, 과거의 타래와 맞물린 인물들이 점차 베일을 벗고 저마다의 성미(?)를 드러내는 과정이 본격적인 재미를 더하는 중. 춘분일에 발생한 의문의 존재들의 잠행과 전투, 주요 인물의 실종, 태자를 향한 위협 등 앞으로 따라가야 할 이야기의 갈래가 더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다행으로 느껴질 것이다.

2018년 4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장대한 세계관이 빛나는 매력적인 동양 판타지

오래전 하늘의 문이 열리던 날, 하늘에서 내려온 천인(天人)들은 하늘의 뜻을 받들어 인간들의 땅 위에 나라를 세운다. 지극히 정명한 하늘의 나라, 대 청명국 수밀. 「천명기」는 이러한 수밀황국의 신화를 중심으로, 황국의 통치하에 놓인 주변부의 신하국과 각기 저마다의 세계에 속한 인물들 간의 장대한 파노라마를 거침없는 필력으로 펼쳐낸다.

7년 전 황국을 대상으로 했던 어느 가문의 전쟁을 시작으로, 근래야 황국의 경계로 편입된 야만한 북방의 영토 ‘예주’를 지나 다시 황국의 수도인 ‘천경 아사달’로 이어지기까지, 다양한 시공간을 지나는 이야기의 갈래는 여전히 도약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광활하고 차가운 땅 북방 예주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1장과 다채로운 주법을 다스리는 술사들의 가문이 전설처럼 남아 있는 천명국의 세계를 다룬 2장의 전개가 교차되는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서로간의 공백을 조밀하게 맞추어나갈 채비를 하려는 듯 보인다.

뿐만 아니라 운명처럼 북방을 지키는 진성, 그를 보좌하는 녹현과 도현. 천명국의 태자와 그를 지키고자 모든 일을 다하는 천위대장군 하연,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의 술력이 잠재된 현원 등 고유의 개성으로 무장한 캐릭터들 역시 다채롭게 빛난다. 같은 황국에 속해 있으면서도 자립적으로 꾸려진 저마다의 세계를 다루고, 그 안에서 치밀한 분투를 이어가는 인물들의 면면까지 세밀하게 조각해내는 「천명기」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