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회관

작가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무의식이 촉발되는 이곳, 공포회관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우연히 들어선 전시관에서 나의 기저의식과 관련된 감정이 극단적으로 촉발된다면 어떻게 될까? 삶은 복잡한 상호작용의 연속이기에 이런 경험 자체는 그리 놀랍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체험을 텍스트로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특정 공간을 매개로 죽음에 얽힌 기억과 환각이 마구잡이로 교차하는 순간의 심상을 강렬하게 담아낸 「공포 회관」을 다시 보는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우울증 진단을 받은 ‘나’의 일상을 고요히 읊조리는 한편, 우연히 마주한 풍경을 기점으로 스스로 통제하던 감정이 요동치고 트라우마가 확장되는 과정을 실험적 구성을 통해 펼쳐내는 구조는 언제 보아도 인상적이다. 희곡 지문의 구성을 차용한 서사 변주는 물론이고 기괴하게 조합된 환상 속 이미지를 펼쳐 보이는 방식은 이 과정을 함께 지나는 독자에게도 공감각의 체험을 선사한다. 「당신이 평창입니다」와는 또 다른 결을 지닌 호러 작품으로, toll 작가 특유의 내밀한 시선과 강렬한 표현 방식이 유감없이 빛나는 작품이다.

2018년 5월 2차 편집부 추천작

감정과 트라우마의 자취를 담아내는 기이한 환상 체험

6개월 전 우울증 진단을 받은 ‘나’는 상담을 위해 병원에 들른 직후 무인 전시관을 우연히 발견한다. 입구의 커튼을 열고 들어선 전시관 내부는 온통 암흑으로 가득했는데, 벽면을 더듬어 검은색 스티커로 덧붙여진 ‘공포회관’이라는 글자를 겨우 알아차린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전시에 흥미를 잃으려는 찰나, 커튼 뒤로 자신이 들어온 입구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불현듯, 여기서 나가면 안 될 것 같다는 강한 충동이 나를 사로잡는데….

「공포회관」은 표본처럼 전시된 나의 감정과 트라우마를 관람자의 시각에서 생생하게 체험하는 기묘하고 환상적인 일화를 다룬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나의 감정과 그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경험을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새롭게 제시한다. 응급실의 초록빛이나 전시관의 검은 벽면이 암시하는 이미지는 기이하게 덧칠되는 한편, 발화되는 나의 언어들은 한없이 추락하고 분산된다. 존재를 잠식하는 미지의 감정과 경험을 극화시키는 방식이 인상적인 공포 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