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차 편집부 추천작

감정과 트라우마의 자취를 담아내는 기이한 환상 체험

6개월 전 우울증 진단을 받은 ‘나’는 상담을 위해 병원에 들른 직후 무인 전시관을 우연히 발견한다. 입구의 커튼을 열고 들어선 전시관 내부는 온통 암흑으로 가득했는데, 벽면을 더듬어 검은색 스티커로 덧붙여진 ‘공포회관’이라는 글자를 겨우 알아차린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전시에 흥미를 잃으려는 찰나, 커튼 뒤로 자신이 들어온 입구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불현듯, 여기서 나가면 안 될 것 같다는 강한 충동이 나를 사로잡는데….

「공포회관」은 표본처럼 전시된 나의 감정과 트라우마를 관람자의 시각에서 생생하게 체험하는 기묘하고 환상적인 일화를 다룬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나의 감정과 그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경험을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새롭게 제시한다. 응급실의 초록빛이나 전시관의 검은 벽면이 암시하는 이미지는 기이하게 덧칠되는 한편, 발화되는 나의 언어들은 한없이 추락하고 분산된다. 존재를 잠식하는 미지의 감정과 경험을 극화시키는 방식이 인상적인 공포 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