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프로그래머인 나는 크리스마스 이벤트 업데이트 양이 많아 야근을 하고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무슨 생각에서인지 개인 계정으로 게임에 접속했는데, 그때 누군가로부터 귓속말을 받는다. ‘당신은 뭐죠?’. 자신이 게임 개발자라는 게 들켰나 싶어 귓속말을 건 유저를 찾아보지만, 그건 유저가 아니라 NPC(플레이어가 조종하지 않는 게임 속 캐릭터)였다.
지난해 11월 편집장의 시선에 소개되었던 작품으로서, 게임 속 NPC가 게임 개발자에게 ‘신에 대해 질문한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실제 근무를 경험으로 집필한 듯한 자연스러운 상황 전개와 배경 설명이 뒷받침해 주어 읽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이나 어려움 없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지금이 읽을 기회고, 예전에 읽어보았다면 다시 음미해 보자. 최근 편집장의 시선에 소개되었던 갈릭디핑 작가의 「아키텍쳐」도 이어서 보면 더 즐거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