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의 터전인 행성 ‘살레모’는 우주선에 보급품을 공급하는 저장소로, 근처 항로를 관리하고 외부의 위협을 막기 위해 아이들에게 2년간 군 복무를 시킨다. 그러나 살레모와 우주를 오가는 탑이 건설된 이후에도 아이들은 차출되고, 동면 캡슐에 들어간 아이들을 태운 우주선은 수정되지 않은 데이터베이스로 인해 탑과 충돌하는데…
우주로 차출된 아이들의 희생 위에 도시의 재건과 번영을 주장하는 살레모는 어슐러 르 귄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며, 살레모는 ‘오멜라스(Omelas)’를 거꾸로 뒤집으면 만들어지는 단어이기도 하다. 과거는 현재로, 현재는 과거로 나아가며 사고 당시의 날로 귀결하는 구성은 긴장감을 유지하며 거대한 충격과 슬픈 대단원으로 인도한다. 진실을 깨닫고 살레모를 떠난 화자는 안식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