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비밀스러운 전사를 향해 나아가는 흥미진진한 판타지

숲 속에서 모든 생활을 감당하며 엄마와 단 둘이 지내던 ‘예나’는 혹독한 추위와 공포에 둘러싸인 채 열 두 살 생일을 맞이한다. 당장이라도 집밖에서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세상천지가 요동치고 있을 때, 엄마는 예나에게 ‘진짜’ 이름을 절대 잊지 말라는 간곡한 당부를 남긴 채 미지의 존재와 맞선다. 이 끔찍했던 일로부터 얼마간 시간이 지났을까. 예나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한 성으로 향한다. 바로 엄마의 고향이기도 했던 브나스카야의 영주가 살고 있는 성이었는데, 그녀의 고용 여부를 결정할 영주의 첫 인상은 얼음장처럼 차갑기 그지없다. 영주에게 첫날부터 있는 힘껏 모욕당한 예나는 무작정 성을 뛰쳐나가던 중, 길을 잃고 우연히 검은 문이 있는 방에 들어가게 되는데….

「끝없는 밤」은 괴물, 요정, 마녀, 난쟁이, 주술사들이 한데 뒤섞인 환상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예나와 영주를 둘러싼 그들의 비밀스러운 전사와 감정의 경계를 맴도는 관계를 차츰 파헤쳐나가는 흥미진진한 판타지 소설이다. 전개를 이어갈수록 영주와의 끝없는 ‘밀당’이 반복되는 동시에, 험난한 성에서의 일상도 꿋꿋하게 헤쳐 나가는 예나의 모습 이면에 드리운 비밀을 계속해 고대하게 만든다. 다소 전형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들이 아쉽게 느껴지지만 ‘애달프고 애틋하면서도 시들지 않는 사랑의 존재’를 탐구하는 그들의 여정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