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몇 년 동안 다니던 정든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는 길. 하필이면 나오는 게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에 겹치는 바람에 ‘나’는 택시를 탄 채 한강 위 다리에 묶여 버린다. 기어가는 속도로 움직이던 택시 안, 기사는 ‘나’의 행색을 보고 퇴사자임을 간파하며 소탈하게 말을 걸어 온다. 합법적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면 최고라며 운을 뗀 그는 한때 생계를 위해 했던 불법적인 일에 대하여 털어놓는다. 소위 ‘까마귀’라 불리는 이들을 상대로 한 장물 팔이였다.
이런 입담을 지닌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에 탄다면 미터기를 신경 쓰지 않고 몇 시간이고 안 내릴 수 있지 않을까? 돈 때문에 이직을 결심한 퇴사자의 사연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약간은 설교의 성격을 띤 기사의 무용담으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반전되더니 끝내 도시 괴담으로 흘러간다. 해결되지 않는 의문을 여럿 남기지만,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흡인력 하나는 대단한 작품이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