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출신의 한 초등학교 담임 교사는 아이들이 시를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자신의 감정을 진실하게 표현한 문장을 쓰도록 독려하고, 나중에는 그 결과물을 모아 책자로 만들어 낸다. 그중 해선이 쓴 시의 제목은 ‘구몬하기 싫은 날’. 구몬을 하는 게 지긋지긋해서 엄마를 향해 들고 만 반발심이 다소 섬뜩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학부모 단톡방에 캡처된 해선의 시가 올라오며 점차 반응이 눈덩이처럼 격화되더니, 학교로 민원이 쏟아지고 기자까지 찾아온다. 사태를 자극적으로 즐기는 급우들 사이에서 해선은 당혹스러워한다.
「구몬하기 싫은 날」은 문득 솔직하게 내보인 마음의 단면 때문에 원치 않은 사태에 휘말리는 초등학생의 이야기를 다룬다. 학교라는 환경에서 악의 없이 한 일이 다수의 사람들의 엮이면서 겉잡을 수 없는 사태로 흘러가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묘사되는데, 중반부에서 작중의 ‘구몬’이 학습지가 아니라 초자연적인 설정을 가리키는 것이 드러나며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타인의 마음,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를, 그럼에도 숙제를 해 나가듯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 주는 단편이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