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us ex Simulacrum

  • 장르: 추리/스릴러, 호러 | 태그: #추리 #디스토피아 #코즈믹호러 #SF
  • 평점×15 | 분량: 73매
  • 소개: 10년 전, 신이 강림했다. 그날 이후 인간의 범죄는 발생하기도 전에 드러났고, 처벌받지 않은 악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완전한 질서라 불렀다. 그러나... 더보기

2026년 3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있는 거대한 세계

10년 전 ‘신’이 강림한 세계는 어떤 사람이 불온한 의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악의를 감지해 그에 합당하다고 판단되는 처벌을 내린다. 형벌이 집행되는 곳은 완전히 고립된 미지의 암흑 공간이며, 잠재 가해자들은 선고된 형기 내내 끔찍한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다가 돌아오기에 이 시스템에 점차 순응하게 된다. 납치, 폭행, 강간, 방화 등 계획된 악의를 품은 자들은 그 즉시 교화 공간으로 사라졌고 범죄는 실행되기도 전에 원천적으로 차단되면서 이 세상은 더 안전해졌다.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 그러나 한기준은 아버지를 잃은 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판단을 내린 시스템에 의문을 품게 되고, 신이 어떤 상황에서 관여하고 침묵하는지를 분류하며 그 근원을 조사해 나가기 시작한다.

「데우스 엑스 시뮬라크럼」은 신이라는 추상화된 절대자와 동일성을 지닌 인간 자아에 대한 탐구를 흥미진진하고도 스릴감 넘치게 펼쳐 내는 SF 호러 단편이다. 이 세계가 정교하게 설계된 시스템이고 배후에서 그를 조종하는 세력이 있다는 설정은 이러한 범주의 작품들에서 단연 독보적인 걸작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에 견줄 만하다. 신적 존재나 갑작스러운 우연으로 사건을 한 번에 해결하는 서사 장치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진짜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든 복제품을 뜻하는 ‘시뮬라크럼’의 조합으로 보이는 작품 제목 역시 이야기가 내포하고 있는 함의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결말이 조금 더 임팩트 있게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일말의 아쉬움이 남지만, 이야기의 시간대를 재구성하고 수미상응하는 구조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결말의 여운을 더한 짜임새 역시 인상적이다. 물론 이 세계는 그냥 그렇다고 선언된 것이기에, 어떤 정교한 논리적 설정이 뒷받침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세계의 근원에 대해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흥미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빨간 약과 파란 약을 제시할 선택지조차 없는 세상이라면 더 오싹하기만 할 테지만 말이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