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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가로지르는 신호에 담긴 메시지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스티븐 호킹이 생전 마지막으로 했던 인터뷰에서 “중력파 측정은 시공간이나 중력의 작동에 대한 이해를 넓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는 단신을 보고 나니, 지난 추천작이었던 「위대한 침묵」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인류가 태양계로 진출한 미래, 중력파 통신으로 수신한 신호의 의미와 거대 에너지 기업 내부의 불온한 움직임은 무엇일까? 주인공 미후와 함께 그 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진실을 확인해 보길 바란다.

2017년 9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침묵하는 우주에서 느껴지는 광막함과 장엄함

오랫동안 자원과 에너지를 갈구해 왔고 ‘플루토늄 5년’이란 비극을 경험하기도 한 미래의 인류는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중력파에 주목한다. 기술 개발 덕에 본격적으로 수신할 수 있게 된 중력파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신호가 담겨 있었다. 글로벌한 에너지 및 통신 기업 인텍 사의 홍보부 직원 미후는 지상이 아닌 우주의 스테이션에서 연설문 원고를 수정하던 중 자회사 부사장인 크로포드의 호출을 받는다. 크로포드는 회사 내부에 사업을 위협하는 조직이 침투해 있다며 배신자 색출을 도와달라고 은밀히 부탁한다.

「위대한 침묵」은 아인슈타인이 예견한 지 한 세기 만에 에너지의 파동 ‘중력파’가 검출되고 나서 또다시 한 세기가 지난 22세기 초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력파를 소재로 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하드 SF이지만, 거대 기업의 프로젝트를 둘러싼 이야기에 미스터리와 서스펜스적인 요소가 곁들여져서 극적 긴장감이 뛰어나다. 소재와 장르로 인해 읽기 전부터 일단 난해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품을 수도 있겠으나 지레 주저할 필요는 없다. ‘비전문가’인 주인공의 시선에서 무리없이 전개되도록 전문적인 내용을 나름대로 친절하게 풀어 내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