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둘째 주 편집부 추천작

세상의 모두가 남성이 된다면?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소설 ’10개월’

만일 내 아내, 내 여자 친구, 내 딸, 내 어머니가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남자로 변해버렸다면? ’10개월’은 이러한 충격적인 가정을 기반으로, 사실적 가능성이 엿보이는 여러 에피소드를 적절하게 배치하여 독자들의 시선을 단단히 그러쥐는 데 성공한다.

어느 날 세상의 여자들이 사라진다. 이유는 없다. 여성이 잠을 자고 나면 남성으로 변한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 충격적인 현상 때문에 세상은 혼돈에 휩싸인다. 아직 변하지 않는 여성은 권력자들의 표적이 되고, 사이비 교주는 변하지 않은 여성을 성녀로 내세워 사익을 추구한다. 걸그룹도 사라지고, 인기 여 BJ도 남자가 되고만다. 남아 있는 여성이 하나라도 보이면, 이를 차지하기 위해 수백수천의 남성들이 폭력을 불사한 경쟁을 하지만 그 여성조차도 여장남자일 뿐. 세상의 여성들은 결국 모두 성이 전환되는 세기말적 흐름은 작품 전체에 일관되게 유지된다.

그리고 작품 종반부에 이르러, 작가는 아직 성을 유지하고 있는 임산부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을 찾기 위해 동원된 깡패들, 그리고 지키려는 자. 종국엔, 이 우울하고 절망적인 이야기는 딱 하나의 희망을 던지고 마무리한다. 제1회 종말문학공모전 당선작인 ’10개월’은 꼼꼼한 심리묘사와 저자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사실적 상황들로 인해 작품의 충격적인 소재를 잘 담아내었다. 제법 긴 이야기의 호흡이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것 또한 이 작품의 장점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