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편의점 안쪽 네 번째 칸의 음료를 마시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세 번째까지만이다. 네 번째 소원은 절대 빌어서는 안 된다. 믿기 힘들 정도로 쉽고 간단한 방법, 주인공, 은재는 그렇게 세 개의 소원을 단순하게 날려 보내고 만다. 잃어버린 지갑을 찾았으면 좋겠네, 혼자 일하기 너무 힘드니까 아르바이트생을 빨리 구하면 좋겠네, 복권이 당첨됐으면 좋겠네. 그래서인지, 그의 머릿속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조금만 더 욕심을 냈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그는 네 번째 소원을 빌고야 만다.
악마가 나타나 세 개의 소원을 빈다고 하면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알라딘과 요술 램프」와 같은 동화에서는 소원을 들어주는 주체, 즉 지니를 해방시켜 달라는 소원을 빌도록 유도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가르치기도 하고, 공포 소설에서는 오히려 세 번째 소원을 빔으로써 지난 소원들을 다 무위로 돌리거나 더 끔찍한 결과를 맞이하도록 유도한다. 물론, ‘더 많은 소원을 이루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과연 그런 변칙에는 어떤 대가가 따를까? 「폐쇄상가」에서는 네 번째 소원을 빈 사람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 편의점과 상가라는 현실적인 배경으로 독특한 상상력을 펼쳐 나간다. 짧지만 쉽지 않은 알레고리를 담아낸 「폐쇄상가」를 금주 추천작으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