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둘째 주 편집부 추천작

‘게임’의 저장 방식과 설정을 영리하게 차용한 타임리프 소설

주인공 ‘원중’은 한남대교 난간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남자를 목격하고 혹시나 모를 자살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그에게 다가간다. ‘그것’ 때문에 죽는 일에 몇 번이나 실패했다며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남자는, 원중에게 차량 원격 잠금장치처럼 생긴 물건을 떠넘기고는 기어이 투신하고 만다.

남자에게 건네받은 ‘그것’의 쓰임새를 알아내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오직 두 가지 버튼이 있는 단순한 물체였는데, 게임처럼 특정한 순간을 저장하고 원할 때 그 순간을 다시 불러낼 수 있는 장치였던 것이다. 복합적인 상호작용이 얽혀있는 현실에서는 ‘저장하기’와 ‘불러오기’ 기능만으로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한 집착과 욕망은 날로 커져만 가고 원중은 점점 더 무모한 도전을 감행한다.

제1회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인 「세이브」는 시간의 교차와 변형을 다루는 방식으로서 ‘게임’의 저장 방식과 설정을 영리하게 차용한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가상의 소재를 도입해 현실 속의 시행착오를 구성해내는 과정이 매끄럽고, 시간을 통제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숨 가쁜 호흡으로 질주하며 읽는 내내 폭주하는 긴장감으로 독자들을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