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마지막 주 편집부 추천작

현대에 육화한 이채로운 힌두 신들의 활극

대학생 유단은 우연히 육교에서 위태롭게 서 있다가 떨어질 뻔한 여성을 구한다. 임지은이라는 이름의 여성은 알고 보니 유단과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지은에게 호감을 느끼고 다가갈수록 유단은 기묘한 분위기의 그녀가 무엇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겪게 된 트럭 폭발 사고에서 기이한 외모의 남성, 파괴의 신 시바와 마주치게 되면서 유단 자신도 혼란스러운 세계의 진실에 눈을 뜨게 된다. 그것은 수천년간 이어져 온 신과 아수라의 대립에서 비롯된 세계의 창조와 멸망의 서사였다.

힌두 신화를 현대 한국을 무대로 재해석한 「춤추는 자들의 왕」은 2001년에 하이텔에서 연재되던 시기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입소문을 탔던 작품이다.(브릿G에서는 작가의 오랜 퇴고를 거친 출판본 내용을 바탕으로 연재하고 있다.) 다소 생소하고 이름을 외우기도 쉽지 않은 신들과 상징, 용어들이 무수히 나오다 보니 쉽게 읽을 수 있는 류의 소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난해한 부분들마저 이해하고 싶은 욕심이 들게 할 정도로 내용을 곱씹을수록 더욱 깊이와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자리를 빌어 출판본에 실린 다른 작가들의 평도 함께 전한다.

“판타지 소설만이 던질 수 있는 형식으로 숙명과 자유의지, 인간성과 신성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송경아)

“‘창조’와 ‘유지’, ‘멸망’이 주인공이 된 이야기라니. 알레고리라면 괜찮을 테지만 이건 알레고리도 아니다. 신학적 레포트나 에세이가 되기 쉬운 내용을 가지고 한 편의 소설을 만들기 위해 작가는 어디서 해결책을 찾았을까? 작가는 멋지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역시 힌두 신화 내부에서 답을 찾아냈다.”(이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