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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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내 손으로 일구었다고 여기던 삶, 사실은 그게 아닐 수도 있다면?

여기 한 부부가 있다. 처음부터 결혼을 전제로 만났고 아이를 가질 생각도 있었으나, 각기 변호사와 화가란 꿈이 있었기에 가족 계획은 한동안 미루었더랬다. 어느 정도 생활에 안정이 찾아와 마침내 부부가 아이를 가지기로 결심했을 때, 건강 검진을 한 의사는 남편에게 뜻밖의 사실을 고한다. 당신은 유전자 편집 시술을 받아 태어났다고. 「혈연」은 디자이너 베이비가 널리 퍼진 시대에 일어날 법한 현실적인 해프닝을 흥미롭게 전개한다. 노력으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여 안정된 삶을 얻어 냈지만, 사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천성이 인공적으로 주어진 것이라면? 어쩐지 이 근미래의 ‘수저론’이 낯설지 않아 씁쓸하다.

2025년 11월 1차 편집부 추천작

그냥 그렇게 태어난 거라고 믿기로 하자

각자의 커리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는 결혼 5년차 부부 유정과 혜진은 아이를 가지려던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자 난임 클리닉에 방문한다. 큰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검진을 한 의사는 유정에게 ‘바느질’, 즉 30여 년 전쯤 유행하기 시작하던 유전자 조작 시술을 받았는지를 묻는다.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 자랐던 유정은 자신이 그런 시술을 받은 ‘누더기’일 리 없다며 의아하게 여긴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거친 이른바 ‘디자이너 베이비’는 세기말 「가타카」라는 영화가 나올 때만 해도 먼 미래의 이야기 같았지만, 이제는 실제로 그러한 시술을 받은 아이들이 태어나 자라는 시대가 되었다. 아직은 희귀 질환의 예방과 치료 차원에 머무는 듯하지만, 기술이 보편화된다면 외모며 능력이 향상된 ‘맞춤형’ 아이를 원하려는 움직임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을까?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타고난 줄 알았던 재능과 부단히 한 노력이 온전히 자신의 이룬 게 아니었음을 깨닫는다면 어떨까? 「혈연」은 이러한 미래가 실현된 시대를 피부에 와닿도록 현실적으로 그리며 생각해 볼 거리를 던진다.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