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사소한, 즉 고개를 숙이고 걷는 습관 때문에 옆집 여자와 얽히게 된다. 옆집 여자가 다지증을 앓고 있어, 발가락이 여섯 개라는 사실을 눈치채게 된 것. 그러나 옆집 여자의 다른 면모에 비하면, 다지증은 사소한 특이점에 불과하다. 190센티가 넘는 키, 봤구나, 하는 음신한 말투, 그리고 동네에 나풀거리는 실종 전단까지.
공포 소설의 법칙상, 옆집 여자가 ‘범인’인 것은 작품의 몇 줄만은 읽고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공포를 조성하는 방식, 그 모든 진상을 짐작하면서도 계속 읽어 내리게 하는 힘이 「옆집 여자」에는 분명히 있다.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아무렇지 않게 넘나드는 묘사력, ‘고개를 숙이고 걷는 습관’이 발견한 기이한 포인트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짚어 나가는 끈기, 그리고 같은 대사도 다르게 들리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구성력까지. 올 여름이 가기 전에 읽어야 할 공포 소설로 추천한다.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