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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경이로운 세계관, 진중한 전쟁사를 읽다.

제국의 젊은 승상 네르구이(이름이 없다는 뜻)는 대 칸(황제)의 병환이 위중하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듣고, 제국의 네 황자들을 찾아간다. 모든 변경백과 의족들이 모이는 ‘대 쿠릴타이’가 열리고, 황자들의 경쟁인 옥패수탐이 시작될 것을 예고하기 위해서다. 얼마지 않아 소식을 듣고 동서남북 각기의 개성과 야망을 가진 이들이 차례차례 모여든다. 모두의 관심 아래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 믿었던 옥패수탐은 예상 밖의 난관에 봉착하고, 제국의 앞날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길로 나아간다.

지난 8월, 편집장의 시선을 통해 소개되었던 『하늘의 아이들』은 저자의 성실하고 꾸준한 연재 덕에 벌써 155회, 근 5000매에 육박하는 대하 장편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지난 글에도 언급했지만 정통 판타지 소설 팬에게도 다소 낯선 용어 설정은 초기 진입에 다소 어려움을 주나, 흐름에 적응만 한다면 저자가 그려낸 놀라운 세계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저자가 묵직하게 그려내는 군단간의 전투 묘사는 강렬하며, 지략 대결도 흥미로운데다, 옥패수탐의 과정에서 선보이는 각 인물들의 개성 넘치는 모습 또한 눈여겨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