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 도난, 쓰레기 무단 투기, 배달 중에 사라진 볶음밥, 의문의 러브레터, 퇴원 직전 사망한 환자…… 탐정으로 살기 참 피곤하다 싶을 만큼 일상 속의 사소한 문제들이 쏟아진다. 첫 번째 사건인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중학교 동창에게 의뢰받은 급식비 도난 사건에서 반 아이들을 앉혀 둔 채 탐정은 입을 연다. “여러분 담임선생님은 중학교 때부터 물렁했답니다. 여자애가 저래 물렁해서야 커서 어찌 사누 했는데 초등학교를 다시 다니고 있더군요.” 이토록 거침없이 껄렁한 입담은 탐정이 앞으로 펼칠 논리보다도 더 찬란하고 매력적이다. 탐정의 논리는 때때로 어긋나고, 때때로 말도 안 되게 억지스럽지만 기가 막힐 정도로 사랑스럽다. 시간이 순삭되는 매력이 가득한 유쾌한 코지 미스터리 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