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지는 시어머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남편과 함께 부산으로 내려온다. 강한 반대 끝에 결혼을 한 것이라 시어머니와의 관계가 썩 좋지도 않았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 무리해서 찾아온 것은 장기 불황 때문에 생활고가 깊어지자 재정적으로 기댈 만한 사람이 그녀뿐이기 때문이었다. 외식을 마친 가족이 해변 인근 놀이공원의 대관람차를 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뭔가에 쫓기는 건지, 쫓아가는 건지 벌떼처럼 몰려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알 수 없는 전염성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 속, 대관람차에 갇힌 가족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 부각되는데…
제3회 ZA문학 공모전 우수작인 「해피랜드」는 좀비 바이러스가 덮친 해운대에서 대관람차라는 밀폐된 공간에 갇힌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위기를 목전에 둔 상황 속에서 점차 어긋나기 시작하며 축적된 불만들을 터뜨리는 캐릭터들의 갈등이 아주 현실적이고 때로는 희극적이기까지 하는데, 한국 배경 좀비 소설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