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새벽 한적한 도로, 갓길에 대충 서 있는 택시 한 대. 택시 뒷좌석에 목 졸려 죽은 여자의 시체가 있고, 차에서 10미터쯤 떨어진 곳에는 등에 칼이 꽂힌 채 죽어가는 한 남자가 있다. 도대체 두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두 명의 목격자」는 휴대폰과 택시미터기라는 다소 황당한 두 명의 목격자가 번갈아 진술을 하며 사건을 재구성하는 재미있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으나 작은 행복조차 찾지 못한 두 남녀의 비극은 심히 드라마틱하고, 두 사람의 감정을 극단으로 모는 극적 장치들은 과할 정도이지만 짧은 길이와 빠른 장면 전환 덕분에 그런 부분들이 장점으로 승화되어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끝까지 두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은 결말 덕분에 작품이 주는 입맛은 쓰다. 그나저나 택시미터기에 ‘영감님’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걸면서 운행을 다니는 택시 기사분이 과연 정말로 있을까? 그 가능성은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