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을 겪으며 자란 ‘소년’의 가장 큰 불행이라고 한다면, 전장에서 동기들을 모두 잃고 살아남았다는 사실보다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일 테다. 그것은 죽은 사람들을 평생 그리워하며 살아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소년은 전우들의 유품을 그들의 고향에 전해 주며 전 세계를 떠돌다, 결국에는 보름달이 되면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숲이 있다는 마을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소년은 당연하게도 보름달이 뜨던 날 그 숲에 들어선다. 그러나 그가 원하던 사람을 만나고, 원하던 것을 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새하얀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유령들의 무도회 사이에서.
가지런하고 시적인 문체로 써내려 간 판타지 소설로, 담담한 문장들 사이에 전장의 비통함을 우려내듯 표현했다. 문장 하나하나에 배인 슬픔과 애도를 곱씹는 맛이 있다. 짧지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세계관과 사건의 흐름을 배경으로 하여, 유령들 사이를 헤매는 소년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전개된다. 읽는 데 피로하지는 않으면서도 오랫동안 마음에 울리는 단편, 「이름 없는 숲과 망령의 밤」을 금주 추천작으로 올린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