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으로 가는 길」은 제2회 ZA 문학 공모전 당선작이자,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상연되기도 하였다. 또한 출판 장편소설로도 개작되어 출간하였으며, 현재 브릿G에서 『난쟁이가 사는 저택』이라는 작품으로 연재중이기도 한, ZA 문학 공모전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제2회 ZA 문학 공모전 심사 당시에도 당선작으로 올리는데 이견이 없을 만큼 작품 자체가 가진 주제의식과 구성이 매우 뛰어났다.
주인공은 독특하게도 왜소증을 가진 사내이다. 몸집 때문에 사회에서 멸시당하는 입장이지만, 좀비로 뒤덮인 세상에선 오히려 장애가 구원처가 된다. 도로마다 좀비가 쏟아져 나온지라, 건물에 갇혀 연명하는 이들에게 옥상으로 가끔 헬기가 날라다주는 식량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다. 더군다나 건물은 아예 통로가 다 막혀서, 아주 작은 환풍 통로로만 옥상에 갈 수 있다. 살아남은 생존자는 여럿인데, 식량을 가져올 수 있는 건 왜소증의 주인공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존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 그리고 왜소증인 주인공의 입장이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작가는 매우 섬세하게 그려낸다.
ZA 문학 공모전을 매회 열면서 ‘좀비’라는 한정된 소재에도 그야말로 다양한 작품들이 응모하고 있는데, 「옥상으로 가는 길」은 색다른 소재에 명확한 주제의식까지 잘 담아내어 응모작들의 모범이 되는 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