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글이 많은 작가인 ‘나’의 주변에서 글자들이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모니터 받침에 붙여 놓은 글귀도, 꽂혀 있는 책의 제목이며 작가 이름도, 마치 좀먹은 것처럼 조금씩 사라진 채로 보이는 것이다. 집에 저주라도 깃든 것인가? 그렇다면 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글을 훔치는 것인가? 답을 알 만한 것은 갑작스럽게 나가 버렸다는 이전 세입자가 남기고 간, 말을 할 수 없는 앵무새 리리뿐이다.
「글자 먹이」의 화자는 슬럼프에 빠져 있는 작가다. 도저히 출판할 수 없는 상태의 원고를 미처 버리지도 못한 채 제본소에 맡겨 홀로 간직하는 이 인물은 문득 집 안에 있는 사물에 새겨져 있던 글이 사라지는 기현상과 맞닥뜨리고 만다. ‘글자 도둑’의 정체는 생각보다 빨리, 시원하게 밝혀지는데 이후 화자와 이 범인 사이의 교류가 무척이나 따뜻하게 그려진다. 글을 쓰는 행위에서 얻는 소박한 보람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