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자의 취향, 선호 장르, 심지어 신체 반응까지 세밀하게 분석해 맞춤 소설을 집필해 주는 파나이(FAN-AI)의 등장은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대학생인 ■■◆●■는 파나이와 함께 수많은 팬픽을 완성해 내서 제법 호응을 얻는다. 그런데 파나이2의 발매가 임박한 시점에 업체 측이 소설을 연재할 편집자를 모집한다는 연락을 해 온다. 찜찜한다는 조건이 있음에도 ■■◆●■는 결국 제안을 수락하여 순조롭게 연재를 이어 가지만, 2년 후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마는데.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섭렵해서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읽을거리를 찾아 헤매는 독자라면 「파나이의 소설」의 창작 인공지능에 당연히 끌리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원하는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뭐든 취향에 맞춰서 써 주는 것은 물론, 한 명의 등록자와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 내는 창작물의 퀄리티가 점차 상승한다니 솔깃하지 않을 수가. 그러나 곧 작품은 시장 논리에 의해 벌어지는 변화와 시스템적 오류를 그리며 인공지능 소설가와 인간 편집자의 관계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고찰한다. 나날이 창작 분야에 인공지능이 불러일으키는 파장이 확장되는 시대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단편이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