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셔틀을 타고 암석 행성인 M-5732-R의 그늘을 떠돌며 암흑물질의 실존을 입증하려 하는 연구자다. 실험의 방해 요소를 가능한 한 줄이기 위해 셔틀이 외부로 방출하는 열도 줄이려 최저 한도로만 가동하고 절대 영도에 가까운 상태에서 홀로 지내는 나날이 이어진다. 사용한 앰플만 해도 21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거듭되는 실패에 지쳐 가던 때에, 셔틀 내에서는 보일 리가 없는 내 ‘입김’이 똑똑히 눈에 들어온다. 온도 조절 장치에 이상이 생긴 게 분명한 상황. 나는 얼어죽지 않고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화 「그래비티」를 봤다면 딱히 악당이나 미지의 존재가 등장하지 않고서도 압도적이고 광막한 우주 공간 그 자체가 공포 그 자체가 될 수 있음을 잘 알 것이다. 「침한(沈寒)」은 온도 조절 장치가 고장 난 우주선에서 극한의 추위를 피해 살아남으려 고군분투하는 연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물은 단 한 명밖에 등장하지 않는데도, 오로지 생존을 목표로 삼아 거듭되는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긴장감 넘치고 흥미진진하다. 과연 결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을지, 한번 확인해 보시길.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