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죽은 시신이 새까맣게 변한 데다가, 구더기마저 몰려 있었다. 마을에서 인색하기로 소문난 문 장자의 하인이 별안간 사고를 당해서 죽었는데 그 시신마저 제대로 된 몰골이 아닌 것이다. 마을 천애고아인 ‘이매’는 문 장자가 시킨 대로 이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소금 장수를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데 이 소금 장수라는 인물이 범상치 않다. 저절로 빛이 나는 막대를 시신에 가져다 대지 않나, 하늘나기인지 은둔자인지 도통 모르겠는 소리를 하지 않나……. 소금 장수와 이매는 사건 해결의 단초를 쥐고 있는 시주승을 찾아 헤매는데.
「소금 장수 이야기」는 외계인이 나타나 활개를 치고 다니고, 그 뒤치닥거리를 하는 인물이 나온다는 점에서 맨인블랙을 연상시키지만 그보다는 한결 더 심각하고 진지한 색깔을 띤 정통 사극 SF 추리극이다. ‘사극 SF 추리극’이라는 다소 과격한 장르 혼합을 성공시킨 작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조선을 배경으로 흔히 요괴라고 알려진 괴물들의 정체를 외계인과 결부시키고, 그 외계인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 추리적 요소를 맛깔스럽게 버무렸다. 독특하지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세계관에 사건 위주의 전개까지 그야말로 쭉쭉 읽어나갈 수 있는 소설로, 현재는 단편 한 작품만 올라와 있지만 소금 장수와 이매를 주인공으로 한 후일담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소금장수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름마저 예사롭지 않은 이매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기대되는 이야기다.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