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저택에서 시체로 발견된 대부호, 용의 선상에 오른 가족들과 수상쩍은 고용인들, 그리고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세계는 멸망한다’고 단언하는 탐정. 곧이어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밝히려는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그러나 탐정이 추리 끝에 범인을 지목하는 순간, 세계는 소멸하여 작은 자취방으로 변하더니 방에 있던 한 여성이 ‘소설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인 나와, 모 미스터리 공모전의 숨겨진 심사위원 한나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거듭되고 있는 현상이었는데.
한때 메타버스란 단어가 온갖 매체를 도배했던 것처럼 최근에는 ChatGPT가 대세인지, 한 해외 웹진에 ChatGPT로 생성한 소설 투고가 비약적으로 늘었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소설 쓰는 인공지능에 대한 아이디어를 다소 비튼 이 SF 단편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설의 재료를 제공하고 평가까지 해 주는 조력자를 넘어 ‘독자’가 되고 싶어 하는 안드로이드가 등장한다. ‘완벽한 추리 소설’이라는 목표를 지향하는 인간 작가와 안드로이드 독자 콤비의 조합이 흥미로우면서도 약간은 섬찟하게 그려지는 작품이다.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