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로봇은 인간을 고독과 외로움에서 구원할 수 있을까

안드로이드 제작 연구소의 베테랑 프로그래머인 하란은 안드로이드를 가족처럼 여기던 한 노인의 자살 사건으로 인해 부당하게 책임을 지고 고객 센터로 옮기게 된다. 어느 날, 자식 같은 안드로이드의 프로그램 수정해 달라고 찾아온 부부에 환멸을 느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까다로운 고객 한 사람이 하란의 앞에 나타난다. 그 고객은 바로 한창 주가를 달리는 유명 배우 오이영이었다. 이영은 추락한 화분을 대신 맞으며 그녀의 목숨을 구했다는 이유로 안드로이드의 폐기 처분을 요구하는데.

황혼 무렵을 일컫는 ‘개와 늑대의 시간’처럼, 프랑스어에서는 대화 중도에 찾아오는 침묵을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이라 표현한다고 한다. 안드로이드가 보편화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단편은 고독을 극복하기 위해 발명된 기술들을 향유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이로 인해 때때로 고독의 순간을 맞게 되는 인간의 삶을 절묘하게 포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