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누군가의 덕질사와 연애사가 교차되며 다양성에 대한 섬세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단편 「성애에 대하여」를 베스트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최애’를 만나기 위한 두근거리는 여정과 더불어 자신의 정체성을 더듬더듬 깨달아 나가며 도달하게 된 최후의 순간은 자못 감동적이다. 보편 다수의 생활상이 기준이 되는 규범 사회에서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끊임없이 탐구해 나가는 숱한 성애들을 응원하게 된다.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어떤 확인
2023년 1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덕질’을 위한 변명, 틀린 사랑은 없다
성애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의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소식을 듣고 환호한다. 개막식 레드카펫 참석은 물론 영화 상영 후 GV까지 확정되어 ‘최애’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반년 전, 모든 게 엉망으로 치달았던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드라마에 출연했던 마모루와 단숨에 사랑에 빠져 버린 성애는 영화제 일정에 맞춰 휴가를 쓰고 부산으로 향할 계획에 한껏 부풀어 오른다. 그런 한편으로 덕후로서 남다른 기질을 자랑해 온 성애에게는 그의 덕질과 상충되는 현실의 장벽이 있었으니, 바로 연애였다. 덕질은 실체적인 사랑이 아니라는 둥, 아이돌밖에 모르니 눈만 높아서 현실에선 연애도 못 하는 거 아니냐는 둥 부당한 핀잔만 듣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성애에게도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이어졌던 첫 연애는 그에게 큰 깨달음과 상처를 동시에 남기게 되는데…….
「성애에 대하여」는 성애라는 이름을 지닌 한 여성의 덕질사와 연애사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고 맞물리는 과정을 통해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섬세한 메시지를 담아내는 하이퍼 리얼리즘(?) 소설이다. 성애의 유구한 덕질사를 따라가고 있노라면 실제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큰 화제를 모았던 오세연 감독의 영화 「성덕」이 절로 연상되는 대목도 등장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범죄자가 된 ‘구오빠’에 대한 고발과 한탄이 아니라, 개인의 연애사를 돌아보며 자신의 정체성을 끝없이 탐구해 왔던 성애라는 인물의 눈물겨운 성장담에 가깝다. 세간의 편견과 끝없는 자기 의심을 극복하고 그녀가 만나게 된 거대한 해방의 순간은 얼마나 자유롭고 감격적인가. 비록 과거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 틀리지 않았다는 것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 나가는 여정을 다룬 한편의 로드무비처럼 읽히기도 한다. 성애는 과연 고대하던 ‘최애’와의 만남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을까?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