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뜻의 ‘세이롭자’는 어리숙한 사람들을 등쳐 먹어 한밑천 잡아 보려고 만든 사이비 종교의 신이다. 하필이면 그의 신도들은 모두 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었는데, 사이비 교주에게 넘어가 치료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신도들의 처지를 세이롭자는 엇갈리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저따위 사기꾼 교주에게 속지 말고 병원으로 빨리 가라고 외치고 싶은 것이 진심인 반면, 진짜로 신도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존재는 소멸해 버리고 말기 때문이었다. 세이롭자는 남아 있는 여러 신도들 중에서도 특히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아이가 눈에 밟혔던 탓에 그 아이를 돕기 위해 매번 ‘치유’ 결재를 올리지만, 하급 신의 처지로 인해 번번이 반려 당해 이도 저도 못 하고 있는 신세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세이롭자는 우여곡절 끝에 아픈 아이에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뜻밖의 기회를 얻게 되는데…….
「강림」은 사이비 교주에 의해 존재가 유지되는 하급 신의 아이러니한 일화가 담긴 한편의 판타지 코믹극이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이비 종교의 하급 신을 주인공으로 한 아기자기한 세계관과 코믹한 설정들이 돋보이는데,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부터 토르를 넘어 다스 베이더까지 각종 종교화된 존재들이 감초로 등장하며 이색적인 재미를 더한다. ‘6월에는 너를 만나려고 했다’는 동일한 첫 문장 규칙으로 진행 중인 소일장 참여작으로, 같은 문장에서 파생되는 놀랍도록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한데 만나보기를 추천한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