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본연에 집중한 괴담의 묘미

7월 둘째 주 편집부 추천작

북한산 턱 밑에 위치한 집에 거주하던 나는, 그날따라 무척 늦은 저녁 11시에 아내와 함께 북한산 산책로를 거닐었다. 길은 어둑했고,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보았다. 달빛도 들지 않는 나뭇가지 아래 앉아 있는 사람의 형체, 그리고 빨간 눈.

열대야가 찾아오는 여름 밤이면 삼삼오오 모여 섬뜩한 기분을 즐기려고 가끔 꺼내어 놓는 도시 괴담 같은 게 있다. 목소리에서 함축하는 섬뜩한 분위기와 상상이 불러오는 두려움은 별 이야기가 아니라도 온몸에 소름이 돋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구전 괴담은 막상 글로 표현하려면 쉽지 않다. 얼마만큼 독자가 이야기 속에 빨려들게 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빨간 눈」은 성공적으로 소설화에 성공한 작품이다. 저자의 작품 중 공포 본연의 것에 집중한 작품이 여럿 있으니 한여름밤에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이들은 소현수 작가의 작품 세계로 탐험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