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진학에 몰두하는 학교 분위기와 은근한 따돌림, 입시 스트레스에 속으로는 욕설을 날리지만 달리 탈출구도 없어 하루하루를 무미건조하게 보내던 수험생 박난아. 어느 날, ‘크세라페’라는 낯선 나라에서 온 전학생이 다가와 “거울에 비친 애가 마음에 드느냐”라는 질문을 던지며 난아를 거울 쪽으로 밀어 버린다. 순식간에 거울 너머의 다른 세계로 떨어진 박난아의 눈앞에 보인 건 이사금이라는 이름의 소년과 말하는 능력을 지닌 고양이 니오였다. 둘은 놀랄 만한 정보를 알려 준다. 사실 난아가 인간보다 뛰어나며 자살하지 않는다면 영생할 수 있는 종족 ‘샤메네’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며, 여덟 살 연상인 난아의 언니 역시 다른 세상의 존재였다는 것을 말이다. 더욱이 난아가 사는 인간 세상은 샤메네들에게는 일종의 추방지와도 같은 하급 세계였다. 자신의 정체에 눈을 뜨고 세계를 오갈 수 있게 된 난아는 각축장의 한복판에 발을 들이게 되는데.
지금의 현실이 눈을 뜨고 견디기 힘들 때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면? 그곳 역시 낙원은 아니며 새로운 고생길의 시작이라는 점은 수많은 픽션이 증명해 왔다. 수상한 전학생의 등장으로 이세계를 접하게 된 수험생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말할 수 없는」은 초반부터 고독하여 분신을 창조한 절대적 강자를 둘러싼 불화의 서막을 드러내며 거대한 스케일의 사건을 예고한다. 창조 설화부터 시작되는 이질적인 세계관과 고유명사, 복잡한 인물관계로 다소 진입 장벽이 있지만, 미숙하고 제각기 정념에 의해 움직이는 캐릭터들의 행보를 어쩐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될 것이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