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운동량이 없는 데다 재택근무를 반복한 탓에 근육이 실종되어 버리고 응급실까지 실려간 적이 있던 주실민은 열성적인 헬스장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그나마 사람다운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트레이너들의 결혼을 축하하러 간 날, 건강하고 눈부신 신랑신부들의 모습을 눈앞에 두니 ‘평범한’ 사람들의 대열에 자신은 편입하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움츠러든다. 쓸쓸한 마음으로 귀가하던 실민은 폐지를 줍는 할머니와 중학생이 실랑이를 하는 현장에 끼어 들고 만다.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을 저지하려 손목을 붙잡은 순간, 실민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데.
「당신의 이웃」은 우연한 계기로 투명화란 특수능력에 눈을 뜬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이 아닌데도 ‘평범함’이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 주눅이 들어 버리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다. 지극히 소시민적인 이 히어로의 능력 역시 막 움트는 단계일 뿐 대단한 활약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도움을 간절히 기다리는 누군가의 눈빛에 “이런 일마저 나서지 않으면 정말로 부끄러워질 것 같아서” 나서는 순간순간들이 스크린을 넘어 읽는 사람에게도 용기를 건네는 듯하다. 이웃의 히어로를 응원하고픈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긍정적인 기운이 감돈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