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낳은 하나뿐인 자식을 명문 사립중학교에 들여보내는 대가로, 아버지는 기업이 저지른 잘못의 책임을 모두 떠안는다. 언론에서 연일 뉴스가 터지고, 어떻게 알았는지 여러 기자로부터 아버지에게 전화가 걸려오지만 이 또한 지나가면 될 일이라 믿고 감내했다. 예상대로 시간이 흐르고 비난 여론은 곧 무관심으로 바뀌지만, 가족에게는 그보다 더한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편집장의 시선에 소개된 「내 손에 악마가 있어」는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시작되는 하나의 전개가 결국 극의 후반부에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구성이 흥미롭다. 평범한 듯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은 읽는 이의 가슴을 찔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