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네가 나를 잃을 것이 걱정된다면, 길들이면 되겠구나.

오래된 서가 구석에서는 책망량이 자라난다. 길게 늘어진 흰 머리칼과 먹을 가진 아름다운 괴물. 책을 먹고 살아가는 그것들은 세 치 혀로 인간을 현혹하여 혼을 잡아 먹는다.

송이채의 아버지는 부적과 영물을 모으는 것이 취미다. 의원을 부르지 않고 부적을 쓰는 통에 아내까지 잃었지만, 그의 집착은 끊이지 않는다. 어린 이채는 아버지를 증오한다. 이채를 유일하게 돌봐주던 누이, 미정마저 정혼자가 생긴 이후로 이채에게 소홀하다. 그러던 어느 날, 서고에 숨어든 이채는 책망량을 만나게 되는데…….

『오독』은 으스스하고 신비로운 동양풍 판타지다. 작중에 등장하는 글씨를 쥐어 파먹고 인간을 홀리는 책망량은 구미호처럼 음험하지만 매혹적인 괴물이다. 서장에서 자신을 만난 사람에게 이해할 수 없는 불행을 안긴 책망량이 어리고 순진한 이채에게 어떤 일을 초래할까, 또, 서장에서 나온 책쾌 ‘윤’의 정체는 누구일까? 아직 분량이 많지 않지만,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는 독자를 빨아들이기에 충분하다. 수려한 문장은 오독이 지닌 독특한 분위기를 돋운다. 무더운 6월, 이 미려하면서도 스산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딱 알맞은 때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