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병기와 대포 위주의 제식 병기가 보급된 시대, 실력 있는 괴짜 대마법사는 인류의 역사를 뒤집는 희대의 신 병기를 개발한다. 그의 제자 ‘로즈’의 얼굴을 본 따 만든 무기답게 사람과 비슷한 외모를 지녔지만, 슈퍼맨과 아이언맨을 합쳐 놓은 것처럼 실로 가공할 만한 위력을 지닌 전투용 안드로이드다. 재미있는 점은 온갖 최신 기능을 다 갖춘 이 전쟁 병기의 동력원이 바로 ‘은화’라는 것. 은화를 넣어야만 싸우는 기이한 신 병기는 왕국에 납품되어 훗날 ‘동전 전쟁’이라 불리는 100일간의 전투를 촉발시키는데….
은화를 소비하는 전투용 안드로이드라는 설정은 자본력으로 군 병력의 규모가 과시되는 현대전의 양상을 연상시킬 수도 있겠으나, 이 작품은 소재의 설정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를 비추어 보여준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이목을 한 번 더 이끈다.
은화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움직였던 수백 대의 전쟁 병기들은 그 많은 동전을 어떻게 소비했을까? 기계의 배 속으로 들어갔던 수많은 은화의 쓰임을 알게 된다면, 이 사려 깊은 마법의 비밀에 살짝 감동받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