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베렐가 저택에 있던 다섯 살배기 남자아이가 한밤중에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로부터 사흘 후 한 사냥꾼이 숲속에서 실종된 아이를 발견하는데, 돌아온 아이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로 어딘가 이상해진 채였다. 로버트 사체베렐, 그 어린아이의 육신에 스무 살도 넘게 먹은 이세계의 존재 이민재가 빙의한 것이다. 한국에 살던 이민재는 여느 때처럼 잠에 들었을 뿐인데 일어나 보니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전부 바뀌어 있었다. 그의 부모는 요정의 장난으로 뒤바뀐 체인질링이라고 아이를 대하며 그를 받아들이는데, 로버트는 열 살 무렵이 되자 남자아이답지 않은 아름다운 외모가 절정에 달했고 또래답지 않은 왕성한 학습 능력에 영어는 물론 그리스어와 라틴어까지 섭렵하기 시작한다. 이런 로버트의 모습에 어떤 불안감을 느끼게 된 집에서는 그를 케임브리지 대학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입학한 학교에서 자신을 가르칠 교수를 만나는데, 그가 바로 아이작 뉴턴이다.
『대마법사 뉴턴의 제자』는 흔한 이세계 빙의물과 같은 도입부로 시작한다. 그러나 21세기 현대 한국의 청년 이민재가 왜 이세계의 아이에게 빙의했는지, 그 구체적인 사연을 알려 주지는 않는다. 세부 장르의 전형성을 돌파하는 이 이야기는 로버트가 수학하게 된 케임브리지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각종 괴이한 모험과 사건들을 거침없이 펼쳐 놓을 따름이다. 실제로 케임브리지에서 수학했던 아이작 뉴턴은 소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까다롭고 천재적인 교수이자 마법사이자 퇴마사 같은 역할을 자처하는 이질적 존재로 외현된다. 로버트의 약점을 빌미 삼아 자신의 조수(혹은 노예)로 꿰찬 괴짜 아이작 뉴턴과, 그에게 붙들려 기괴한 학부 생활을 보내고 있는 로버트의 이세계 여정이 독특하게 펼쳐진다. 온갖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들이 각축을 벌이고 온갖 미신도 많고 이질적인 존재들이 출몰하는 케임브리지는 대체 어떤 학교인 걸까? 사제 간의 위계 속에서도 어긋난 시대를 살다 온 빙의자의 지식수준에 놀라는 면이나, 생각을 먼저 하고 말하라며 면박을 주는 캐릭터 간 티키타카도 재밌는 볼거리다. 오래전 올라온 연재분으로는 로버트가 겪는 모험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아직도 많은 전사가 풀리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는데, 후속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길 고대해 본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