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초반에 치매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만 해 왔으나 어느덧 112살이 된 나는 더 이상 약물로는 치매의 진행을 막을 수 없다는 말을 의사에게 듣게 된다. 온몸의 장기를 인공장기로 교체해도 뇌만큼은 인공뇌로 교체하고 싶지 않았던 나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누군가 자신의 인공뇌에 백도어를 심어 해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인공뇌를 이식한 이후 자아정체성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게다가 70년 전에 이식한 인공심장의 배터리마저 오래되어 신형 배터리로 교체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는데.
「배터리를 교체해 주세요.」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망자가 없는 세상에서 또 한 번의 수명 연장의 기로에 선 한 교수의 인생을 그린 SF 작품이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자의 새 연구 방법,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 대신 각종 영양소를 배합한 튜브 젤만 먹고 싶어 하는 외손자의 아이, 조부모 대신 감정도 없는 보육 로봇에 아이의 교육을 맡기겠다는 외손자 등 변화한 시대에서 괴리된 자신의 모습에 화자는 고민에 빠진다. 인구 증감이 골칫거리가 된 세상과 지구를 위한 또 하나의 길이 제시되는데, 화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 결말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