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자리의 왼쪽 어깨에 있는 별, 베텔게우스가 폭발한다. 매스컴은 처음 보는 현상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망원경과 카메라를 장만하는 게 유행이 되는 등 한차례 소란이 지나간 후에는 간간이 홀로 옥상에 올라 별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드물게 있을 뿐이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현상은 베텔게우스 폭발 소식이 들려온 후 전 세계적으로 자살자가 급증한 것. 이 모든 현상을 그저 관조적으로 바라보며 일상을 살아가던 ‘나’에게도 갑작스러운 죽음이 닥친다.
「터진 베텔게우스」는 별의 폭발과 지극히 평범한 한 개인의 죽음이라는 먼 간극의 두 사건을 ‘오리온’을 매개로 이어 나간다. 생전에도 타인과 관계를 맺지 못하고 “삼인칭의 무엇” 같은 희미한 존재였지만, 죽음 이후에는 정말로 의식을 지닌 유일한 혼이 되어 시공간을 초월하며 담담한 목소리로 남기는 관찰기가 지극히 쓸쓸한 동시에 흥미롭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