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생아 판매글 사건으로 이슈가 되었으나 그래도 ‘오늘도 중고로운 평화나라’에 비하면 깨끗하다는 평을 들으며 지역사회 중고 거래 시장의 대안품으로 떠오른 ‘당근마켓’. 그 당근마켓을 통해서 계속해서 같은 꿈을 꾸던 세 여자가 모인다. 먼저 만난 두 사람이 마지막 세 번째 여자와 만나기 위해 올린 글이 ‘당근마켓 기기괴괴’라는 제목으로 다른 플랫폼에 올라가기까지 한다는 소소한 장치들은 기발하면서 흥미진진하다. 이전에는 안면도 없는 전혀 낯선 세 사람이 계속 함께 꾸는 똑같은 꿈속, 비싼 카메라를 떨어뜨릴 정도로 놀라운 무언가를 목격하는 바로 그 한순간. 종결점을 향해 달리는 세 주인공을 위해 작가가 깔아둔 친숙한 설정들은 작품 소개 태그에 걸린 ‘멸종’이라는 단어와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느릿하게 호기심을 고조시키다가 문뜩 다가오는 결말부는 갑작스러운 동시에 기이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바퀴벌레 약의 선전 문구에는 두 번 세 번 곱씹게 되는 오싹함이 있다. 종교에 대한 언급 한 마디 없는 이 작품의 제목이 어찌하여 ‘동방박사’의 ‘순례’인지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 보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